소년과 소녀의 핏빛 잔혹동화
하얀 눈이 가득 쌓인 스웨덴의 작은 시골 마을. 어느 날 이 조용한 시골 마을에 어른 남자와 어린 소녀가 이사를 온다. 소녀의 이름은 이엘리, 남자의 이름은 호칸. 호칸은 집에 있는 창문을 모조리 다 막아버리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그리고 다음 날, 인적이 없는 숲에서 한 남자의 목숨을 빼앗고 거꾸로 매달아 피를 뽑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어딘가 어설프고 서툴렀다. 그는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놀라서 모아놓은 피를 그대로 두고 도망치게 되고, 집으로 돌아온 호칸에게 이엘리는 화를 낸다. 창백한 얼굴과 금발을 가진 소년 오스칼은 또래보다 왜소한 체격으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밤마다 밖으로 나가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복수하는 상상을 하는 오스칼 앞에 이엘리가 나타난다. 추운 겨울밤 맨발로 나타난 이엘리에게 대화를 시도하지만 친구가 될 생각이 없다는 대답을 듣는다. 다음날에도 이엘리는 오스칼 앞에 나타나고 오스칼은 자신이 가지고 놀던 큐브를 이엘리에게 건네준다. 호칸의 사냥 실패로 배가 고팠던 이엘리는 지나가던 성인 남자를 공격하고, 호칸은 아무도 모르게 뒷수습을 한다. 완벽하게 맞춰져 있는 큐브를 계기로 오스칼은 점점 이엘리와 친해지게 된다. 오스칼은 추운 겨울에 얇은 셔츠를 입고도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이엘리의 강함을 동경하게 된다. 오스칼의 얼굴에 있는 상처를 발견한 이엘리는 오스칼이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오스칼에게 자신이 뒤에 있을 테니 겁내지 말고 강하게 맞서라고 충고한다. 또다시 사냥을 나간 호칸은 불이 꺼진 체육관에서 혼자 있던 학생을 희생시키려고 한다. 그때 다른 학생에게 현장을 들키게 되고 호칸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서 염산을 얼굴에 붓는다. 뉴스로 사실을 알게 된 이엘리는 호칸이 있는 병원으로 찾아간다. 그리고 순순히 목을 내미는 호칸의 목숨을 거둔다. 야외학습을 떠난 오스칼은 또다시 친구들의 괴롭힘을 당하고, 이엘리의 충고를 떠올려 대항하다가 친구를 상처 입힌다. 오스칼은 자신만의 비밀 아지트에 이엘리를 초대하고 실수로 흘린 피를 핥아먹는 이엘리를 두려워하게 된다. 이엘리는 자신을 피하는 오스칼에게 집으로 초대해 달라는 부탁을 하고, 오스칼의 제대로 된 허락 없이 집으로 들어간 이엘리의 눈과 귀에서는 피가 흐른다. 그리고 오스칼에게 자신이 뱀파이어임을 고백한다. 한편 이엘리가 뱀파이어라는 것을 눈치챈 한 남자가 이엘리를 공격하고, 오스칼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 이엘리는 마을을 떠나게 된다. 오스칼에 의해 다친 아이의 형이 수영장으로 오스칼을 유인하고, 그는 오스칼의 목숨이 위험해질 때까지 괴롭힌다. 그때 마을을 떠난 줄 알았던 이엘리가 나타나 오스칼을 괴롭히던 모든 아이들을 혼내주고 오스칼을 구한다. 그리고 오스칼과 이엘리는 함께 기차를 타고 마을을 떠난다.
<렛미인> 영화 정보
<렛미인>은 스웨덴의 작가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의 소설 'Let The Right One In'을 영화화 한 작품으로 2008년 11월 개봉한 스웨덴 영화다. 공포, 로맨스, 판타지 장르의 영화로 총 상영시간은 114분이다. 감독은 토마스 알프레드손이 맡았고, 오스칼 역에는 '카레 헤레브란트'가 이엘리 역에는 '리나 레안데르손'이 출연했다.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감독과 아역 주인공들을 기용했지만, 로튼 토마토 평점 98%로 전문가들에게 완성도가 높은 예술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45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1120만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2010년에는 '클로이 모레츠'가 '이엘리' 역으로 출연한 리메이크 영화가 개봉되기도 했다.
감상평-제2의 호칸이 된 오스칼
이엘리는 오스칼과 처음 만났을 때 친해질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 뒤에 호칸은 피를 구해오는데 실패를 했다. 이제 호칸은 나이가 많이 들었고 그만큼 앞으로 피를 구해오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이엘리는 자신에게 피를 가져다줄 새로운 조력자가 필요하게 되었고, 마침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오스칼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처음에 선을 그은 행동과는 달리 오스칼의 호감 어린 마음을 받아준다. 이엘리가 오스칼을 다음 조력자로 선택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체육관에서의 일이 발각되어 병원에 갇혀있는 호칸을 만나러 갔을 때도 이엘리는 별다른 감정의 동요 없이 호칸의 피를 마신다. 그동안 호칸은 이엘리를 위해 위험과 희생을 모두 감수했다. 하지만 이엘리에게 있어서 호칸은 그저 피를 공급해주는 생존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오스칼은 수영장에서의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살아왔던 곳도, 가족도 모두 버리고 이엘리를 따라나선다. 오스칼은 제2의 호칸이 되어버린 것이다. 호칸이 오랜 시간 동안 이엘리에게 모든 것을 다 바쳤던 것처럼, 오스칼 역시 그녀를 위해서 맹목적인 희생을 할 것이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지나고 오스칼이 나이가 들어 호칸처럼 많은 실수를 하게 된다면, 이엘리는 또다시 제2의 오스칼을 찾아 나서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