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좀비 <새벽의 저주> 정보
<새벽의 저주>는 조지 A. 로메오 감독의 영화를 잭 스나이더 감독이 리메이크한 영화다. 흥행에서 상당히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이 영화는 잭 스나이더 감독의 데뷔작이자, 그의 이름을 알린 대표작이 되었다. 이 영화 이전 좀비 영화에서의 좀비들은 굉장히 느리게 걸어 다니는 게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새벽의 저주> 속 좀비들은 너덜너덜한 신체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빠르고 공격적으로 생존자들을 쫓으며 그들의 생명을 위협한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달리는 좀비를 연출하기 위해 좀비 역을 전문 연기자가 아닌 아마추어 육상선수들로 캐스팅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조지 A. 로메오 감독은 빠르게 달리는 좀비는 있을 수 없다면서 부정적인 의견을 냈고, 리메이크된 영화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좀비에 둘러싸인 생존자들
남편인 루이스와 평범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간호사 애나. 잠에서 깬 새벽. 침실밖에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옆집 소녀 비비안이 루이스와 애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걱정되어 다가간 루이스의 목을 물어뜯어버린 비비안. 애나는 곧바로 침실의 문을 잠가버리고, 루이스의 상처를 살펴보지만 치명적인 상처와 대량의 출혈로 그는 곧 세상을 떠난다. 911에 전화를 걸면서 뒤를 돌아보자 루이스가 다시 살아나 애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애나는 공격해오는 루이스를 힘껏 차 버리고 화장실 창문을 통해 간신히 탈출한다. 밖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상태였다. 집들이 불타고 있었고, 피투성이가 된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이웃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애나는 뒤쫓아 나온 루이스를 피해 차를 타고 도망친다. 애나의 차를 뺏으려고 하는 남자와 실랑이 끝에 차가 비탈길로 내려가면서 나무에 부딪히는 사고가 난다. 또 다른 생존자 경찰 케네스는 그녀가 좀비가 아님을 확인하고 함께 동행한다. 안전한 장소를 찾던 중에 생존자 마이클, 안드레, 루다를 발견하고 이들과 함께 대형 쇼핑몰로 향한다. 쇼핑몰 뒷문으로 들어간 일행은 쇼핑몰 내부에 있던 좀비들을 피해 2층으로 향한다. 2층에는 쇼핑몰의 경비원인 CJ, 바트, 테리가 있었는데 그들은 외부인을 안으로 들이지 않으려고 했다. 애나 일행의 저항에 마지못해 그들을 받아들인 CJ는 외부인들의 모든 행동을 통제한다. 이들은 옥상에 SOS라는 메시지를 쓰고 구조헬기가 오기를 기다린다. 그러던 중 쇼핑몰로 돌진해오는 트럭을 발견하고 애나 일행은 생존자들을 구조하기로 결정한다. 트럭을 힘껏 따라오는 좀비들을 물리치고 트럭 안의 생존자들을 구조하는 데 성공하지만 그중 좀비에게 물린 두 명이 좀비로 변해버려 어쩔 수 하늘나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생존자들은 충분한 식량과 편안하고 안전한 잠자리가 있는 쇼핑몰 안에서 한동안 걱정 없는 안락한 생활을 한다. 모두 모여 식사를 하던 중 갑자기 정전이 되고 비상발전기를 작동시키기 위해 마이클, CJ, 바트, 케네스가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이 과정에서 어두운 주차장에 숨어있던 좀비의 공격을 받고 바트가 희생된다. 한편 좀비에게 긁힌 상처로 좀비가 되어버린 임산부 루다는 아이를 출산하지만, 태어난 아이 역시 좀비였다. 트럭 생존자인 노마가 좀비로 변한 루다를 공격한다. 이에 분노한 안드레와 노마는 서로 다투다가 두 사람 모두 생명을 잃게 된다. 생존자들은 현재의 상황에 위기감을 느끼고, 선착장에 있는 요트를 타고 도시를 탈출하기로 한다. 좀비의 공격에도 끄떡없도록 두 개의 트럭을 튼튼하게 개조하고 선착장을 향해 출발한다. 뒤따라가던 트럭이 좀비로 인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고 안에 타고 있던 대부분의 사람이 생명을 잃는다. 선착장에 도착한 생존자는 애나를 포함한 6명뿐이었다. 그중 쇼핑몰 경비원인 CJ는 뒤따라오는 좀비들을 막으려고 스스로 희생한다. 생존자들은 모두 요트에 올라타 떠날 준비를 한다. 그리고 애나를 구하다가 좀비에게 물려버린 마이클 만이 선착장에 홀로 남으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의 종합적인 리뷰
좀비 영화답게 <새벽의 저주>에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쇼핑몰의 경비원인 CJ였다. 그는 경비원들 중 대장격인 인물로 애나 일행이 쇼핑몰로 들어오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생존자들이 생명을 잃어도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 뒤로도 생존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했다. 그랬던 그가 영화의 후반부로 갈수록 생존자들을 도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좀비들을 유인하여 스스로를 희생하는, 초반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주었다. CJ의 희생으로 최후의 생존자 애나, 케네스, 테리, 니콜은 무사히 보트에 오를 수 있었다. 오랜 항해 끝에 이름 모를 섬에 도착하지만 그 섬도 이미 좀비에게 점령당한 상태였다. 그리고 좀비들이 무언가를 둘러싸고 울부짖는 엔딩 크레디트가 나온다. 이것으로 보아 최후의 생존자들도 좀비들에게 희생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다른 좀비 영화들은 주인공들이 사태를 벗어날 해결책을 찾거나, 결국에는 구조되는 희망이 있는 엔딩으로 끝이 난다. 하지만 <새벽의 저주>는 탈출에 성공했던 최후의 생존자들마저도 좀비에게 생명을 잃게 된다는 절망적인 암시를 주면서 끝이 난다. 그래서 많고 많은 좀비 영화 중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엔딩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새벽의 저주>는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람들이 낯선 공간에 모여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과 그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질을 현실적으로 잘 표현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스릴과 긴장감 넘치는 전개, 새로운 연출로 주춤했던 좀비 장르를 다시 부활시킨 작품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본 좀비 영화 중 장르에 충실하고 스토리까지 좋은 가장 정석적인 좀비 영화라고 생각하는 <새벽의 저주>. 좀비 영화의 입문 자라면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